대한민국 어느 곳이나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이 시나브로 늘어났다. 다문화가 시대적·사회적 화두로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다문화 발화 주체들 모두가 각자의 입맛에 맞게 '다문화'를 상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관 나눌 것도 없이 다문화와 다문화 현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말 새롭게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여성부'가 가족과 청소년 업무까지 맡아 '여성가족부'로 새롭게 출범했다. '여성가족부'는 결혼이주여성 문제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에 관한 업무까지 담당하게 된다. 다문화가정 청소년 업무도 여성가족부 해당 업무이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보니, 센터를 관장하는 지자체 해당 부서가 '지역경제과'란 사실이 의아했다. 담당 공무원의 이야기로는, 이주민들이 해당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지역경제과가 센터 사업 지원을 담당하고 있단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주민 문제를 지역 복지의 차원으로 접근할 때, 성동구는 지역경제의 차원에서 이주민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이주민을 소외계층으로 분류할 때 이주민 문제는 복지 차원의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이주민을 경제주체로 바라볼 때 이주민 문제는 곧 지역경제의 이야기가 된다.

성동구의 지원으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지하에 '다문화카페'가 마련됐다. 센터 지하 공간은 지역민들의 체력단련을 위한 헬스장이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방치돼 있던 공간이 다문화카페로 탈바꿈했다. '다문화 체험관', '다문화 도서관', '다문화 음악 카페', '다문화 정보화실'을 갖춘 '다문화카페'는 센터를 이용하는 지역 이주민들에게 사랑방 구실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이야기가 따르고 인적물적 자원들이 교환된다. 방과 후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다문화가정 아이들, 일요일마다 센터를 찾는 이주민들에게 카페는 휴식의 공간과 교육장이 될 예정이다. 나? 내게 다문화카페는 사람들과 차 한잔 나눌 공간이다.


꼬랑지 - 김마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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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학기가 끝났다. 이주민을 대상으로 펼친 지난 18주 동안의 한국어와 컴퓨터 교육이 모두 끝났다. 매 학기가 그렇지만, 학기의 끝에는 늘 발표회가 있다. 이주민들의 노래와 춤, 자작시와 편지가 무대 위에 오른다. 18주 동안 진행한 교육은 관계와 관계가 익어가는 시간이다. 한국어나 컴퓨터 지식은 관계를 익히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한국어교실 자원봉사자인 남춘호 선생이 지난 학기 초에 담근 술을 발표회 뒷풀이 시간에 개봉했다. 술이 익는 시간 동안 자원봉사 선생님들 사이, 자원봉사자와 이주민 교육생 사이, 교육생과 교육생 사이에도 정이 익어갔다. 새학기는 3월부터 시작한다. 누구는 다음 학기에도 센터에서 마주할 수 있지만, 또다른 누구는 자리를 비우게 된다. 든 자리보다 난 자리가 더욱 티나는 법이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난 자리를 채워갈 것이다. 술은 다시 익을 것이고, 그만큼의 정이 다시 쌓일 것이다.

오늘의 발표회를 위해 지난 한 학기 동안 수고하신 모든 분들이 활기찬 새학기를 맞이하길 빈다.


꼬랑지 - 교육이나 상담 자원봉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컴퓨터 교사 자격은 윈도우XP와 이메일을 활용하실 수 있는 분이면 누구나 가능하답니다. 물론 매주 일요일 정해진 시간에 시간을 내실 수 있는 분으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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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들른 강릉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위로 눈밭이 펼쳐져 있었다.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바닷가를 찾은 이들은 눈과 모래 그리고 파도가 연출하는 장면에 감탄사를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겨울 바닷가'란 단어의 조합이 안겨주는 쓸쓸함은 경포해수욕장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유명 관광지들이 그렇지만, 백사장 뒤켠으로 늘어선 횟집들은 아침부터 손님 맞이 준비로 부산스러웠다. 여름철만큼은 아니겠지만, 겨울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지.




기상상태로 요 며칠 동안 어선들이 조업을 못해 곰치는 횟집 현수막에만 존재하는 음식이었다. 횟집 사장님은 일행에게 생태찌게를 권했다. 방금 들어온 신선한 생태가 있다며 직접 생물을 보여주는 사장님의 적극성을 뒤로 하고 우리 일행은 도로묵찌게를 아침식사 메뉴로 선택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생태찌게는 인사동 골목의 부산식당에 있기에. 알찬 도로묵이 찌게 냄비에 가득 담겨 있었다. 경포대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횟집 2층 창가는 찌게와 쌀밥의 열기로 따뜻했다.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일렬로 늘어선 나무 흔들의자는 지난 여름의 열기를 머금고 있을 줄 알았다. 사랑의 서약을 남겨 놓은 연인들, 가족의 건강을 비는 어머니, 영원히 우정 변치말자는 친구들, 그 사이에서 낯익은 이름이 보였다. '미누'. 사람들의 염원 사이에서 '미누야 보고시퍼♡'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뭐 하는 놈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고 하더니, 지난 10월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네팔로 돌아간 미누의 이름이 경포해수욕장 한 켠에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미누의 몸은 히말라야를 품고 있는 네팔에 있지만, 그의 친구들은 지금도 이 땅에서 그를 그리워한다.

미누 이 친구, 참 복 받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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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 관련 글>

○  내 친구 '미누'
○  한 이주민과의 면회
○  미누에게 주어지는 공로패
○  스탑크랙다운 6주년 기념 공연 '미누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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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이 6주년 기념 공연을 갖습니다.
공연 제목은 지난달 강제 추방된 미누를 위해 '미누야~ 보고싶다!'입니다.

오늘이고요~!
장소는 합정 근처 '요기가 갤러리'입니다.


   일시 : 11/28(토) 6시~10시

   장소 : 합정역 부근 요기가 갤러리 (3141-2603)   http://yogiga.com 에서 
    내용 :  스탑크랙다운(이주노동자밴드) 6주년 기념공연과 
    다른 예술인의 합동공연이 있습니다.

    입장은 무료구요~ 술과 안주가 있어요~^^ 
   수익금은 단속중 부상당한 이주노동자들의 치료비로 사용됩니다~ 

   출연팀 :

        (1) 춤추는 소라-라무-
        (2) 정민아-가약금

        (3) 레인보-버마밴드

        (4) 티백 가수 카락뺌

        (5)
캐비넷 싱얼롱즈(Cabinet Singalongs)

        (6) 요기가 표현 갤러리 이한주 사장님(기타연주)

        (7) 연영석

        (8) 꽃다지

        (9) 배꼽(푸른꿈 고등학교 밴드)

       (10) 뭐라도팀과 스탑크랙다운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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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미누'를 아는 사람이 꽤 늘었다. 그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장기 체류 이주민에 대한 강제 추방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음을 인지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끝까지 싸우겠다던 미누, 그래서 갑작스런 그의 강제출국 명령이 황망하기만 했다. 모두들 그랬다. 금요일 저녁, 두 통의 문자가 술자리 테이블 위에 놓아둔 내 휴대전화기를 울렸다.

'미누, 금일 저녁 강제출국'

'**씨 단속 걸려서 목동출입국사무소에 있답니다'

한 사람의 이주민이 타의에 의해 고향으로 돌아갔고, 또다른 이주민 역시 타의에 의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다는 내용이 문자 두 통의 전문이다. 단속 사유이자 추방의 이유가 된 것은 불법체류. 불법과 합법의 경계 사이에 서 인간의 체류 조건을 한정 짓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보호소의 간판을 단, 교도소나 다름 없는 곳 안에서 전화기를 통해 부른 미누의 편지는 꽤나 많은 이들을 울렸다. 유통기한이 정해진 상품에 자신의 처지를 빗댄 그는 아름다운 품성을 지닌 이였다. 김치에 삼겹살, 소주 한 잔 곁들이고 싶다던 그는 지금 네팔에서 김치와 삼겹살을 먹고 있다.


출처 : 프리미누


그런 미누에게 공로패가 주어진다. 미누만큼 황망해하던 친구들이 이주노동자의 인권 신장과 한국사회의 다양성 확산을 위해 기여한 그의 공로에 대해 작은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 마음까지 보듬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감사패 하나가 미누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이미 한국에서의 공로패 전달 행사는 진행된 후다. 네팔에 가는 친구 편에 다음달 초 미누에게 공로패가 전달될 예정이다.)


미누의 사례는 이슈와 이슈의 타래 속에서 그대로 묻어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수유너머N이 '이주노동자와 희망의 정치학'을 주제로 이달 24일부터 4주 동안 특별강의를 진행한다. 이달 28일에는 리더를 잃은 스탑크랙다운'이 6주년 기념공연을 펼친다.


<수유너머N 특별강의 '이주노동자와 희망의 정치학'>



1강.(11.24) 한국 사회와 이주노동자 (조원광)

2강.(12. 1) 이주노동자와 환대의 윤리 (최진석)

3강.(12. 8) 이주노동자와 가시성의 정치학 (정정훈)

4강.(12.15) 이주노동자와 다문화주의 (변성찬)


강좌회비: 5만원

시간: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 6주년 기념 공연>



일시 : 11월28일(토) 오후 6시~10시

장소 : 요기가 갤러리 (3141-2603)   http://yogiga.com

입장료 :  무료




연말을 맞아 불법체류 이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단속 대상인 이주민, 이들을 채용한 업주, 단속의 주체인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벌이는 숨박꼭질, 그 사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짓는 건 자못 무의미하다.

그 누구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누구도 불법이란 딱지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그게 미누에게 전달될 공로패에 담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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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월미도

다문화사회 : 2009/10/19 19:19
요즘, 밤마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곤 하더군요. 원래 가을 날씨가 이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짧아진 봄, 여름날의 국지성 집중호우, 가을밤의 천둥번개, 따뜻한 겨울까지 이상기후의 조짐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일요일, 전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컴퓨터 교육생들과 함께 월미도로 짧은 가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매 학기 1회씩 센터 각 반은 단합대회 성격의 사랑방 모임을 진행합니다. 동인천행 급행열차와 버스를 이용해 도착한 월미도는 지난 세기말에 찾았던 월미도가 아니더군요. 관광지구 한 켠에는 아직 놀이시설 공사가 한창이었고 월미도 관광 모노레일 설치 공사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컴퓨터 중급워드반


저와 선생님 한 분, 그리고 몽골에서 오신 바야라씨와 그 친구분까지 네 명이 함께 월미도로 출발했죠. 김포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안 친구 3명과 지각생 친구들은 뒤늦게 월미도로 찾아왔습니다. 월미도 주변을 돌면서 후발대 친구들을 기다리는 동안 바야라씨가 막걸리 한 병을 사오더군요. 몽골 마유주와 비슷하다고 바야라씨는 막걸리를 좋아한답니다. 속속 친구들이 도착한 뒤에야 저희 일행은 늦은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대하 소금구이와 바지락 칼국수. 소주와 맥주가 반주로 등장했죠. 올해 가을에도 어김 없이 전 대하구이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v


아마드씨가 폰카로 찍은 대화 소금구이와 소주 한잔


가을 햇살 아래 영종도에선 종착지를 알 수 없는 비행기가 떠오릅니다. 연인과 친구,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늦은 오후의 월미도를 채웁니다. 월미도하면 역시 놀이기구를 빼놓을 수 없겠죠. 디스코와 바이킹은 지난 세기말과 똑같았습니다. 제 친구 무하마드는 바이킹 후유증을 심하게 앓더군요.

맛난 음식과 여유를 즐긴 일요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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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는 차가웠지만 가을 볕은 뜨거웠다. 경기도 화성을 향하는 승용차 안, 나의 뇌가 부족한 아침잠을 호소했지만 차창으로 쏟아지는 가을 볕이 내 두 눈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다.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들녘이 전방에서 사선 방향으로 달려와 다시 뒷방향으로 멀어져 갔다. 끊임 없는 들판이 이어진 곳, 그 한 켠에 우리의 목적지 '화성 외국인보호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보호소 건물은 그리 높지 않았다. 건물의 전면부에선 흡사 동사무소와 같은 친근함과 아담함이 느껴졌다. '법과 질서의 확립'이라 쓰인 현판이 건물 외관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구호 하나로 건물 전체가 법치의 위압감을 풍기는 듯했다. 평행한 천칭저울이 그려진 법무부 깃발이 높은 가을 하늘 아래 펄럭이고 있었다. 우리는 오늘 이주노동자방송국(MWTV) 활동가 미누의 면회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


좁은 면회소 복도에는 각 면회실에서 쏟아져 나온 다국어가 흘러 넘쳤다. 2번 면회실의 흐릿한 창 너머, 어두운 코발트블루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 두 줄이 그려진 상하의 운동복을 입은 미누가 나타났다. 늘 웃는 얼굴의 미누와 반가움의 짧은 인사를 나눈 후 면회 신청자들은 모두 할 말을 잊은 듯했다.


"잘 지내요? 지낼 만 해요?"


"우리 모두 잘 지내요. 식사는 잘 하고 있죠?"


짧은 물음에 대해 미누는 꽤 긴 대답을 이어갔다. "괜찮다" "지낼 만 하다"는 게 대답의 요지였다.  그의 대답 후에는 늘 정적처럼 시간이 멈춰섰다. 그럴 때마다 곧 계면쩍은 웃음이 정적을 깨곤 했다. 20분이란 면회시간이 그리 긴 시간일 줄이야. 면회 신청자와 대상자 사이에 놓인 유리 한 장은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구획짓고 있었다. 이쪽의 시간이 더디게 흘렀다면 미누가 있는 공간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갔다.


잘 지낸다는 미누의 이야기에 우리 일행은 힘 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로 화답했다. 미누에게 난 웃는 얼굴만을 보여줬다. 나중에 술 한잔 나누자는 이야기가 혀 끝에 맴돌았다. 하지만 난 끝끝내 그 이야길 전하지 못했다. 면회실을 나서는 내 뒷덜미에 천근같은 후회가 밀려왔다. 면회소를 나서며 뒤돌아 보니, '웃는 얼굴 밝은 미소'라 쓰인 구호가 면회소 대기실 입구 위에 붙어 있었다. 면회 대상자에게 밝은 미소를 보여달라는 보호소 측의 의도는 면회소를 나서는 이들에겐 허탈한 웃음의 대상일 뿐이었다.


보호소 건물 밖, 제부도 앞바다에서 달려온 바람이 둥그렇게 모여선 일행 사이로 계통을 잊은 채 흩어졌다. 가을 해는 어느덧 바람이 진행해온 방향의 지평선과 예각을 이루고 있었다. 바람이 달려가는 방향에선 육중한 철문이 호송용 버스 두 대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우리 일행 역시 같은 방향으로 귀가의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승용차 안, 가을 볕이 내 뒷통수를 달군다. 머리 위에서 햇볕 냄새가 퍼질 것만 같았다. 미누는 다시 이 땅에서 햇볕 냄새를 풍기거나 바람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될까. 법치의 준엄함 아래에서 약한 인연의 고리가 고개를 치켜든다. 법과 제도란 틀이 그 누구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물질적 손실을 끼친적도 없는 한 인간의 사회적 토대를 뿌리채 뽑아버리려 한다. 무려 18년 가까이 쌓아온 토대였다. 인간과 제도의 대립 관계에서 늘 아프고 다치는 건 늘 인간 개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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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미누 카페 http://cafe.daum.net/free-mi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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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

네팔인 '미누'는 내 친구다.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어를 잘하는 그는 이주노동자방송국(MWTV)에서 활동한다. 방송국 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영상활동가이자 이주민 밴드 '스탑 크랙다운'의 보컬인 그는 지금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갖혀 있다.

오늘 아침, 방송국으로 출근하는 그를 출입국단속요원이 현장에서 연행했다. 연행 사유는 '불법 체류'. 그에 대한 표적단속이란 것이 주변 친구들의 판단이다. 한 사람의 영상 활동가이자 음악가인 미누를 법무부가 가만히 둘 리 없었다. 내일 아침 네팔 행 비행기가 있다. 법무부로선 시민단체가 표적단속 운운하기 전에 빨리 그를 추방하는 게 상책일 터.

생산 현장에서 노동을 하고 있어야 할 이주노동자가 그들의 권리를 위해 카메라를 들고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 그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한 사람의 이주노동자가 자신과 동료들이 처한 노동·사회환경의 부조리를 깨달았다. 이를 고발하기 위해 그는 카메라를 들고 노래를 불렀다. '불법'이란 딱지가 붙은 그의 체류 연장기간은 자신과 동료들이 처한 현실과 투쟁하는 시간이었다. 그가 단속 표적이 된 사유는 바로 그의 활동 때문이었으리라. 미누에 대한 표적단속, 난 이것을 언론탄압이라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는 합법적 체류자에게만 주어지는 권리가 아니다.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영상을 만들고 저항의 노래를 불렀기에 그는 당국의 표적이 됐다.

술자리에서 늘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던 사람이 내 친구 미누였다. 간간히 이주민이 처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늘 웃는 얼굴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긋이 들어주던 사람이 바로 미누다. 이 땅에는 그가 불러야 할 꿈의 노래가 남아 있다. 코리안 드림, 그 꿈의 내용을 그는 아직 노래하지 못했다. 더욱이 난 아직 그에게 "미안하다"란 이야길 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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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에 올렸다가 지운 글을 다시 블로그에 올린다.
--;;;;;;;;;;



 

Posted by 망명객
지난 27일,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소모임 아시안프랜드십 회원들이 센터 건물 주변에서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아시안프랜드십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문화 간 이해와 교류'란 명목 하에 자원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모임이죠.

매년 개최해온 바자회지만 올해에는 역대 최다 금액인 1,265,600원이란 수익금이 모였답니다.(저도 2만원 보탰습니다. 막걸리를 마시기 위해. ^^;)
아시안프랜드십은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사용할 예정입니다.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음식 판매대에선 베트남 쌀국수 퍼, 파키스탄 차와 케밥, 인도네시아 비빔밥을 팔았습니다. 개인적으론 베트남 쌀국수와 파키스탄 차가 입에 맞더군요. 아, 인도네시아 비빔밥도 맛있었어요.



중국 양꼬치, 몽골 찐만두, 한국의 비빔밥과 떡볶이도 맛볼 수 있는 바자회였습니다.



지금껏 가장 맛있게 먹은 양꼬치는 바자회에서 맛본 양꼬치였습니다. 지방질을 철저히 제거한 양고기가 그 비결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안 친구들은 남성 3인조로 주방을 구성했습니다. 지난 2주간 수업에 결석했던 아마드 씨가 주방일을 보기 위해 행사일에 나오셨네요. 수업 좀 빠지지 마세요!!!



수업을 마친 한국어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간단한 음식을 사이에 두고 모였습니다. 전 그 옆 테이블에서 주구당창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죠. 저 또한 학생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먹고 싶었지만, 제 수업은 가장 늦은 시간에 시작되기에 아쉬움을 막걸리로.... (^^;) 결국 음주수업을 진행하게 됐죠.



보너스 사진은 백겸 군의 마음을 뺐어보려는 선생님 사진입니다.

선생님 왈 "백겸아 선생님 예뻐?"

백겸군에겐 선생님이 아웃 오브 안중이더군요. ㅋ

역시 동심의 세계는 순수 그 자체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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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이주노동자나 결혼이주여성 관련 행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번 바자회 현장에서도 성동구 도선동 일대의 주민분들이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가셨죠. 가족들과 함께 이주민 관련 행사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는 다문화 현장이 아닌, 살아 있는 다문화 현장이 우리 주변에 가득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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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20090823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지하 한국어교실 접수장

지난 23일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선 오는 9월 6일 한국어·컴퓨터교실 개강을 앞두고 신입생 접수 행사가 열렸습니다. 본격적인 2학기가 시작된 것이죠. 신입생이나 재학생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이 넘치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학기에도 전 이주민 학생들에게 워드2003을 가르치게 됐습니다. 전문적인 교육이 아니고 컴퓨터 활용능력 향상 측면의 교육이기에 그리 부담스러운 활동은 아니죠. 지난 학기에 저희 반은 워드 교육과 함께 블로그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방학 중 저희 학생들의 블로그는 잠정 휴면 상태더군요. 아무래도 이번 학기에는 Facebook을 활용한 교육 공동체 형성에 주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좁은 교육장과 1시간 반이란 짧은 교육시간이 컴퓨터 교육의 한계입니다. 접수장에서 만난 이주민들은 컴퓨터를 활용해 본국의 가족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습니다. 한국 입국 전에 아들이 만들어준 이메일 주소라며 메모지를 내보여주는 중국인 아주머니. 그 분도 고국의 아들과 이메일을 주고받고자 센터 컴퓨터교실을 찾았습니다. 한국어는 이주민들이 이 땅에 살기 위해 필히 익혀야 할 언어입니다. 컴퓨터는 이주민들에게 전화나 서신을 제외한 본국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가장 값이 싼 도구죠.

신입생 접수,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의 2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재밌고 신나는 2학기를 맞이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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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